나는 호두 파이를 어렸을 때 부터 좋아했다.
부모님이 큰 파이 한판을 선물 받아 오시면 며칠에 걸쳐서 야금야금 잘라 먹곤 했다.
집 안에 먹을만한 디저트 여분이 있다는 걸로 나름 든든하고 행복했던 기억이랄까.
고소한 호두와 바삭하고 달달한 파이지, 우위를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둘 다 맛있다.
나중에 베이킹이 취미가 되고 베이킹 책을 엄청 모으게 됐다.
베이킹 책 모으기 리스트
<baking hada at home>, <진짜 기본 베이킹 책 1,2>, <레꼴케이쿠 쿠키북> <오븐엔조이 홈베이킹><희동이네 쌀베이킹><우리 식재료, 천연 식재료로 만든 김영모의 케이크 & 쿠키><김영모의 빵 케이크 쿠키><기초부터 이해하는 제빵의 기술> ...
너무 많은 책을 사둔 탓에, 한 책에서 시도해 본 레시피는 몇개 안되긴 하지만...
파이지로 활용하는 반죽 법 중 하나인 '파크 슈크레'는 프랑스 어로 '달콤한 반죽'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파이지의 뭔가 달달한 맛의 이유는 반죽의 컨셉이 이미 달콤한 반죽이므로, 필연적이었던 것이란 걸 알게 됐다!
22.2.27 반만 남은 호두 파이
파워 P인 내게..
베이킹에 소요되는 시간은 예측 불가능 하다.
저녁때 할머니 댁에 방문하기로 하고
호두 파이를 굽기 시작했다.
파이류를 처음 시도하는 것이기에
얼마나 걸릴지 모르고 시작해서
거의 나가야 할 시간까지 오븐으로 굽는 중이였다.
제시간에 나가려면 호두 파이를 포기하고
할머니 댁에는 그냥 몸만 가야하나 아니면
할머니께 늦는다고 전화를 드릴까 안절부절못했다.
그때 느꼈던 어려움이란..
1. 파이지 반죽의 어려움
부스러지고 계속 찢어져서 당황 했다..
(스콘 반죽처럼 어렵다..
차가운 버터를 이용해서 버터를 녹지 않게 해야 하지만,
그러면서도 반죽이 한 덩어리의 상태가 되어야 하는 모순적인 목표랄까)
2. 예상 못 했던 냉장고 휴지 시간
3. 오븐의 화력이 낮아서 다 구워졌는지 불안함
4. 나갈 때가 되었는데 식힐 시간이 없다!!
결론은 매우 만족!!!!!
단 것을 좋아하지 않는 할머니가 맛있게 드셨고,
반 잘린 호두파이는 집에서 먹었는데
넘나 맛있었다..!!😆
22.4.2 2차 호두파이 시도(대량 생산의 시작)
작은 파이 틀을 10개나 사고 나서 작은 사이즈 파이를
여러 개 굽는게 가능해졌다.
엄마는 왜 그렇게 많이 사냐고 구박했지만
결론은 내가 옳았다.
나는 손도 크고, 많이 만들어서 나눠 먹는 것을 좋아한다.
작은 호두 파이를 포장해서 친구들과
회사 동료에게 나눠주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22.4.9 에그 타르트 첫시도!
호두 파이 다음으론 에그타르트를 좋아했다.
에그타르트는 조그만데 입에 넣으면 사르르 녹는, 그야말로 한입의 행복이다.
작은 부피에 비해 맛은 마카롱에 견줄 정도라고 생각한다.
22.10.17 2차 에그타르트
23.1.4 점보 에그타르트(비극의 시작)
에그타르트가 매우 먹고 싶었고,
하필 유투브를 보다가 호야님의 점보 에그타르트 레시피 영상을 보게 됐다.
너무 먹음직스러운 영상에 나도 만들기를 시도 해봤다.
이날은 샤오미 오븐의 한계를
너무도 느끼게 됐던 날이었다.
만든 것은 낮부터 해서 5시 쯤 끝났는데
밤에 문득, 속이 익지 않았단 것을 알게 됐다.
(작은 타르트부터 먹어서 점보 에그타르트가 안익은지 몰랐다..)
그 후로 오븐과의 사투가 벌어졌다.
오븐에 넣고서는 탈 까봐 불안하고
오븐에서 빼면 여전히 안 익은 것 같았다.
새벽 한 시까지 오븐을 달궜다가
트레이를 잠깐 넣었다 빼고,
이쯤이면 됐겠지 생각했는데 안익어서
다시 오븐을 키고 ㅎㅎ
(오븐은 예열 과정도 한참 필요하고,
예열 후 오븐 문을 한번 열면 열이 빠져나가 열 조절이 정말 어렵다)
그 작업을 밤에 3-4번쯤 하고 나니,
샤오미 오븐이 너무 너무 미워졌고..
문득 친구의 말이 생각났다.
힘든 회사 생활을 위해 나를 위한 선물을 주곤 한다는 것이다.
나는 나를 위한 선물으로 명품 오븐을 갖고 싶단 생각이 간절해졌다.
명품 백 대신 난 명품 오븐을 사고 싶었다!
오븐계의 명품은 우녹스 오븐이다!!
우녹스 오븐에 대한 열망과 욕심이 화를 부르게 됐다.
여기엔 매우 슬픈 사연이 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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